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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말씀/말씀 뜯어보기

빌레몬서(프로스 필레모나)

사랑에는 용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해요.

이해와 용서가 없이는 상대를 포용하고 사랑하는 일이 어렵거든요.

우리가 신앙생활 중에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맞지 않는 사람도 많을 거에요.

파울로스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용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죠.

 

이 책의 원제는 Πρὸς Φιλήμονα로 '필레몬에게 보내는 편지'로 해석될 수 있어요.

주제는 '사랑과 용서'에요.

 

필레몬은 편지 내에서는 파울로스의 동역자로 표현되요.

당시 로마에서 노예를 둘 수 있는 사람은 제법 잘 사는 사람이었어요.

아마도 필레몬은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시민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요.

가정교회가 많았던 당시 상황을 미루어 볼 때,

필레몬의 집에서 예배가 진행되었을 것을 추측할 수 있죠.

그런데 그 집의 노예 오네시모가 도망쳐 파울로스에게 가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당시 도망친 노예는 주인의 재량에 따라 처리되며, 사형까지도 당할 수 있었어요.

오네시모는 파울로스의 영향으로 신앙인이 되었고,

파울로스는 이 오네시모의 신변을 위해 필레몬을 설득할 필요를 느꼈죠.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분될 수 있어요.

  1. 필레몬에게 칭찬과 감사
  2. 오네시모를 위한 요청
  3. 마지막 인사

파울로스는 필레몬에게, 오네시몬을 용서하고 해방시켜 달라고 요청해요.

죽을 수도 있는 탈주노예를 해방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파격적인 것이었죠.

심지어는 13절에는 필레몬을 대신하여 오네시모가 자신을 도왔으면 한다는 언급까지 있어요.

하지만 이 편지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아마도 필레몬은 그 요청을 수락했던 것 같아요.

재미있는 사실은 골로새서의 끝부분을 보면,

'사랑 받는 형제 오네시모'라고 해서 그가 파울로스와 함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당시 로마에는 노예제도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파울로스는 이 제도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아요.

사회제도의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거든요.

파울로스는 철저하게 신앙 안에서 모든 것이 올바르게 해결되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오네시모의 용서와 해방 만을 요청한 것이었죠.

결과적으로는 시대가 변하면서 노예제도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죠.

 

단순히 계급을 없애고 평등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책인 것은 아니에요.

상대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거든요.

도망친 노예를 용서해 달라는 것은, 엄청난 사건을 용서해 달라는 말이에요.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이기 위해서는,

그 누군가의 잘못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해요.

용서 없는 사랑은 있을 수 없어요.

 

지금은 노예가 없고 모두가 평등한 시대라고들 해요.

하지만 상하관계에서 우월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그룹 내에서 출신, 경제력, 학력, 사회적 지위, 연령 등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죠.

그리고 가치관, 성격의 차이로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분명 있어요.

신앙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해요. 무슨 구분이 필요할까요.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 설 때 비로소 교회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제부터는 그가 더 이상 종과 같지 않고 종 이상,

즉 사랑받는 형제 같은 사람입니다.

특히 내게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몸으로나 주 안에서나 더욱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대가 나를 동역자로 생각한다면 내게 대하듯 그를 받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