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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생각/인물 돌아보기

샴가르, 무명의 업적

"아나트의 아들 샴가르가 에후드의 뒤를

이었는데, 그는 소를 모는 막대기로 펠레셋인

600명을 죽이고 그 또한 이스라엘을

구원했습니다."(사사기 3장31절)

 

이스라엘의 쇼프팀 중 가장 짧은 기록이

아닐까 하네요.

이 기록의 주인공인 샴가르는 비록 짧은

구절이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첫번째로 크나안 신앙을 가진 가정에서 나고

자랐을 가능성이 있어요.

샴가르라는 이름 자체가 이스라엘의 이름이

아니라 크나안 작명 방식이었거든요.

샴가르(שַׁמְגַּר)는 '(적을)무너뜨리다'를 의미해요.

'아나트의 아들'이라는 것은 여신 아나트에게

바쳐진 아이라는 의미도 되거든요.

아나트는 크나안의 3대 여신 중 하나로

미의 이슈타르, 풍요의 아셰라와 더불어

전쟁의 여신으로 숭배되었죠.

유일신 하나님을 섬기는 이스라엘 안에서

이교도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우를 기대하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두번째로 소를 모는 막대기로 그의 직업이

목동이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목동은 유목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흔히 보이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별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직업이기도 했어요.

형제들 중 언급도 되지 않았던 목동 다비드의

이야기는 좋은 예시가 되죠.

가나안 신앙의 핵심인 바알의 상징은 소에요.

소 모는 막대기로 바알의 백성 600명을

죽였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완벽한 승리를

보여주기도 하죠.

 

세번째로 그의 업적은 잊혀질 뻔했다는 것

예상할 수 있어요.

'그 또한 이스라엘을 구원했습니다.'

앞의 쇼프팀들과 달리 그는 얼마간 쇼프팀을

맡았고, 이스라엘을 얼마간 평화롭게 했는지

기록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드보라는 '샴가르의 때에도, 야엘의

때에도, 큰 길은 발길이 끊어지고, 행인들은

작은 길로만 숨어다녀야 했다.'며 그다지

평화롭고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하죠.

하지만 쇼프팀의 저자는 '그 또한'이라며 그의

업적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요.

 

사회에서 인정 받지 못한 사람,

하찮은 물건, 기억되기 어려운 미미한 업적.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죠.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셨고,

위기의 이스라엘을 구하셨다는 것이죠.

작은 사람, 작은 물건, 작은 업적들이 모여

하나님의 큰 계획을 완성해 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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