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요하난)

흔히 복음서는 4권이라고 하지만,

이 요한복음은 다른 3권의 공관복음과는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요.

기록 목적이 신앙적인 전달이다보니 예수를 바라보는 시점에 차이가 있거든요.

이 책의 원제는 κατὰ Ἰωάννην εὐαγγέλιον으로 '요하난에 의한 기쁜 소식'으로 해석되요.

이 책은 요하난(יוחנן:여호와는 자비롭다)이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저자가 누구인지는 많은 설들이 있기도 하죠.

특히 '예수가 사랑하시는 제자'가 누구인지는 많은 주장들이 나오고 있어요.

저자는 이 사실들을 직접 목격한 증인이라고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예수의 제자인 사도 요하난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지요.

 

이 책의 주제는 '마쉬아흐이신 예수'에요.

마쉬아흐(מָשִׁיחַ:기름 부어진 자, 구원자)는 아람어로 משיחא(메시아),

그리스어로는 크리스토스(Χριστός)라고 해요.

지금까지 왕, 섬기는 자, 인간 등으로 예수에 어떤 목적성을 부여했던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예수의 근본적인 성질을 주제로 하고 있어요.

예수는 '사람이 된 말씀'이라고 소개하면서,

모든 것들의 원천이 되는 존재라는 걸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죠.

예수가 특정한 존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주적인 존재라는 것을 명시하면서 다른 복음서에서 묘사하는 것과는 그 스케일에서 차이가 드러나기도 하죠.

 

다른 복음서들은 유대교를 염두에 두고 예수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

(마타이:친유대교, 마르코:중립, 루카:비유대교)

하지만 요한복음은 예수를 따르는 자들과 유대인들을 철저히 구분하고 있어요.

유대인들은 예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와의 갈등을 이어가다가 결국 십자가 사건을 일으키고 말죠.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저자들에 비해 유대인과 유대교에 대해 부정적인 경향이 두드러 지죠.

 

이 책은 예수의 행적을 시간순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그 자체가 어떤 존재인지를 묘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에는 예수가 자신을 설명하며 "나는 ~이다(ἐγώ εἰμι)"라고 정의하는 모습이 여러번 등장해요.

예수의 성질, 믿음의 정의, 영원한 생명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교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책이기도 하죠.

예수님의 신성을 표현한 대표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아요.

1. 천지창조 전부터 존재한 예수
2. 하나님과 함께 존재한 예수
3. 스스로 존재한 예수

예수를 말씀 그 자체라고 표현할 때 사용한 단어가 바로 그리스어 로고스(λόγος)에요.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그리스 철학에 익숙했던 그 시절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예수라는 존재를 철학적이면서 신학적으로 설명하며 강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죠.

 

요한복음의 예수는 객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에요.

공관복음이 비신자들에게 예수를 소개하기 위한 책이었다면,

요한복음 이미 믿고 있는 신자들에게 예수를 보다 깊이 있게 설명하여 신앙의 지침으로 삼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미 알려진 사건들은 과감하게 생략했어요.

(예수의 탄생, 침례, 사탄의 시험, 최후의 만찬)

대신 알려진 사건들 외에 예수의 행적을 선별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결국 이 책은 예수라는 존재를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책이고,

신앙의 핵심을 짚어주는 책이기도 해요.

단순히 역사적으로 실존한 존재를 넘어서,

모든 존재들의 핵심이 되는 존재라는 점.

우리에게 어떤 소망을 심어주는 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죠.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