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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생각/삶 돌아보기

초대 교회처럼?

지금의 교회들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초대 교회로 돌아가자'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죠.

대체 그 초대 교회가 무엇이길래,

그리고 그걸 외치는 사람들은 그걸 알고 잘 지켜나가고 있는 걸까요?

 

단순히 사도행전에서 나오는 생활공동체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왜 생활공동체가 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바로 신앙과 일상을 따로 두지 않기 위해서,

어디서나 신앙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에요.

 

1. 생활의 공유

모여서 남녀노소 지위를 막론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것.

마치 가족과도 같은 평화롭고 단란한 모습이 초대 교회의 모임이었어요.

서로의 생활을 이야기하며 고민들을 두고,

금전적으로 돕거나 위로해 주거나 조언을 해주거나 기도를 해주죠.

이것이 그들의 생활공동체였어요.

헌금은 어려운 성도를 돕기 위한 성도들의 구제 활동이었어요.

서로에게 준 긍정적인 영향은

그들이 모임을 마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이어져,

주변 이웃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퍼뜨리게 되는 것이죠.

선한 영향력을 주자고 하는 대형 교회들이,

각자의 삶에 선한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이어 지도록 도와주고 있을까요?

 

2. 일상적인 화목한 예배

식사가 끝나면 예배가 시작되는가.

예배는 이미 그 집에 들어서는 순간에 시작된 것이었어요.

형식과 격식에 얽매인 주문이 아니라,

일상적인 말투로 기도를 드리죠.

누군가가 원하는 찬양을 함께 부르기도 하고,

누군가가 사람들 앞에서 대표로 자신의 찬양을 들려주기도 하죠.

화목하고 즐거운 그 시간 전체가 바로 예배시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겁고 진지하고 절제된 저의 예배 시간은,

제 일생에 부담만 되었던 예배 시간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3. 설교가 아닌 토론

초대 교회에는 성경이 보급되지 않았어요.

사도들의 편지를 낭독하며 공유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각자의 신앙관으로 토론하며 보다 건전한 결과를 도출했죠.

성경을 볼 때에 모두가 함께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그들이 성경을 상고하는 방법이었던 것이죠.

목사 또는 선교사 한 명의 설교에 모두가 감화되고 그 한 명의 신앙관으로 통일되면,

그 신앙은 누구의 신앙인가요?

그 설교에 동의하지 못 하는 성도가 있다면 그 성도는 어떻게 되죠?

적어도 초대 교회의 토론 시간에는 소외되는 사람은 없었어요.

초대 교회는 사도(목사) 없이 일반 가정에서 예배가 이루어 지는 일도 많았다는 점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죠.

 

커다란 교회가 휘황찬란한 간판을 밝히고 있을 때부터 이미 초대 교회와는 달라져요.

초대 교회는 가정집에 모여 조용하면서 평화롭게 이루어지는 모임이었어요.

가까운 이웃들을 초대하고,

남녀노소 지위를 막론하고 모두가 평등한 자리를 갖는 것이었죠.

교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체계가 갖춰지고 자유로움은 사라져 가요.

예배를 포함한 모든 신앙생활이 체계 속에 묶여 형식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형식적인 것을 일상에 적용할 수는 없어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니까요.

결국은 신앙과 일상이 분리되고 말아요.

화려한 건물을 허무한 불빛으로 치장하고,

그 안에서 직분으로 사람의 위아래를 나누고,

그들이 만든 체계 속에서 딱딱하고 형식적인 예배 만을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

이미 그 시점에서 신앙이 아니게 되죠.

저는 일상 속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거룩'이라는 단어가

신앙과 일상을 분리시켜 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고민해요.

 

'초대', '시작', '최초'라는 것은 무엇이든 순수함을 내포하게 되요.

지금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은 대형 교회를 붕괴시켜야 하냐는 고민은 아니에요.

우리가 주장하고 원하는 것들 속에 과연 순수함이 남아 있냐는 고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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