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의 시대가 지나고,
도도의 손자이며 푸아의 아들인
잇사카르 사람 톨라가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서 일어났습니다.
그는 에브라임 산간 지대에 있는
샤미르에 살았습니다.
그는 23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리다가
죽고 나서 샤미르에 묻혔습니다.
(사사기 10장1절~2절)
사사기에는 유독 기록이 짧은 쇼프팀들이
종종 보이곤 해요.
대체 이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왜 굳이 기록을 남겼는지도 의문이죠.
톨라(תּוֹלָע:벌레) 굉장히 기록이 짧지만
특이한 구성이 눈에 띄어요.
1.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이 언급되요.
잇사카르 출신으로 도도의 손자이며,
푸아의 아들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이것은 그의 집안이 명문이라는 뜻이죠.
집안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을 정도의
명문가 인물이 이스라엘을 위해 나선 거죠.
2. 거주지와 매장지가 언급되요.
그는 잇사카르 출신이면서 잇사카르의
도시가 아니라, 에프라임의 산지에 살았죠.
잇사카르는 바닷가에 자리잡은 무역의
중심지로, 풍요로운 지역이었죠.
하지만 그곳이 아닌 에프라임의 가난한
산지에 살고, 죽어서도 그곳에 매장된 것.
그는 풍요로운 삶을 포기하고 부족한
삶을 선택했어요.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서였죠.
3. 누구로부터 구원했는지 안 나와요.
다른 쇼프팀들은 적이 누구였는지 언급되는데,
톨라의 기록에는 23년간 누구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했는지 언급되지 않아요.
생각해 보면 이 직전이 바로 아비멜렉의
동족상잔과 내전이 있었죠.
어쩌면 톨라는 이 부끄러운 역사를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을 지도 몰라요.
내전을 완벽히 종식시키고,
내부의 적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람.
기록하고 싶지 않았던 부끄러운 전장의 영웅.
하지만 그는 쇼프팀으로서,
이스라엘을 구원했다고 기록되었죠.
4. 톨라라는 이름의 의미.
톨라는 '벌레'를 의미해요.
이스라엘을 구원한 영웅의 이름이
벌레라니 다소 아이러니하죠.
만약, 이름이 아쉬울 경우 그들은
또다른 이름을 주어 명예를 높히죠.
기드온은 '바알과 싸우는 자'라는 의미로
'예룹바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요.
하지만 톨라는 그 이름 그대로 기록되어 있죠.
벌레는 껍질을 벗는 변태를 거쳐
애벌레>번데기>성충으로 변화하죠.
부유한 도시의 명문가 출신인 그가,
가난한 산동네에 살며 기록되지 못할
전쟁의 영웅으로 변한 거에요.
아무 빛도 남기지 못하는 그런 삶인데도,
그는 죽는 날까지 그렇게 살았어요.
나의 동족과 나의 이웃을 위한 희생.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요.
주께서 가라고 하실 때,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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