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용]서의 생각/삶 돌아보기

피하고 싶은 지옥

전철을 이용하다 보면 굉장히 큰 소리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경구절을 읊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그 분들이 들고 있는 팻말이나 몸에 두른 띠에는 반드시 이런 문구가 보이죠.

'예수천국, 불신지옥'

대체 저게 뭐길래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까지 저러는 것인지,

저 사람들은 저 의미를 정확히 알고 말하는 것인지 궁금했어요.

 

성경은 기록된 원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완전히 잘못된 신앙관을 가질 위험이 있어요.

특히 오해가 많은 부분이 천국, 구원, 경건, 영생 등이에요.

이 지옥도 오해가 많은 단어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정적인 의미인 것은 맞아요.

 

우리말로 된 성경에서 음부, 혹은 지옥으로 번역한 단어들은

구약에서는 스올, 신약에서는 하데스, 게헨나, 타르타로스를 들 수 있죠.

 

음부라고 번역된 스올은 שְׁאוֹל(올)이라고 해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해석되요.

음부라는 표현의 한계 때문에 최근에는 무덤으로도 해석한다고 해요.

창세기 37장35절과 42장38절에서 야아콥이 말하는 쉬올은 마치 저승과 같은 느낌을 줘요.

욥기 14장13절과 17장13절에서 이요브가 말하는 쉬올도 죽음으로 도피하고픈 느낌을 주죠.

시편 18편4~5절에서 다비드는 죽음의 위기를 두려워 하는 듯한 느낌을 줘요.

구약의 대표적인 신앙인 세 명이 말하는 쉬올은 자신들이 '불지옥'에 떨어진다는 뉘앙스는 아니죠.

 

Ἅιδης(하데스)는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의 그것이에요.

쉬올과 마찬가지로 묘비나 무덤의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에요.

사도행전에서 언급되는 묘나 무덤이 전부 이 하데스를 말하는 것이죠.

신약에서 언급되는 하데스는 저주 받아 떨어지는 지옥보다는,

죽어서 가게 되는 무덤이나 죽음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었죠.

 

γέεννα(게엔나)גיא בן הינום(게 벤 힌놈)으로 '힌놈의 아들의 계곡'이라는 이스라엘 남서쪽에 위치한 계곡이에요.

예슈아가 직접 언급한 단어이기도 하죠.

고대부터 있었던 몰렉에게 바치기 위한 제물로 아이를 불태워 죽였던 장소였는데,

이곳을 완전히 파괴한 후에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했다고 해요.

처형 당한 죄수의 시체나 동물의 시체도 이 곳에서 소각해서 처리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불이 꺼지는 날이 없고 항상 연기가 자욱하며, 쓰레기가 쌓인 가장자리에는 구더기들이 가득했죠.

예슈아는 흉악한 죄수(악인)의 최후는 비참한 죽음이라는 것을 이 계곡으로 비유하여 설명했던 것이죠.

예슈아가 말하는 지옥이란 꺼지지 않는 불과 구더기의 저주보다는 죽음 그 자체였던 것이에요.

예슈아가 항상 강조했던 생명의 반대 개념이 바로 죽음이었기 때문이죠.

 

Τάρταρος(타르타로스)는 지하 가장 밑의 나락을 의미해요.

주신 제우스의 분노를 산 티탄족이 이곳에 떨어지는 심판을 받았죠.

우리가 아는 지옥의 개념과 그나마 비슷한 이 단어가 사용된 곳이 있어요.

베드로후서 2장4절에는 '죄를 지은 타락한 천사들'을 이곳에 던진다고 적혀 있어요.

유다서 6절에서는 이 타락한 천사들을 υπο ζοφον(위포 조폰:암흑 아래)에 가둔다고 적혀 있어요.

하지만 둘 다 타락한 천사들을 가둔다는 말은 있어도 사람을 이곳에 가둔다는 말은 없어요.

 

이 죽음이라는 것은 사람이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아요.

그래서 성경에는 부활이라고 하는 소망의 단어를 강조한 것이었죠.

그리고 이 부활은 예슈아가 먼저 보여 주었고,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쳤죠.

생명과 영원히 단절된 죽음, 우리가 두려워해야 했던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였어요.

하지만 신앙을 통해 약속된 부활에 소망을 두게 된 것이죠.

신앙은 두려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으로 하는 것이에요.

 

'[용]서의 생각 > 삶 돌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약은 의무가 아닌 변화  (0) 2020.04.15
영혼의 개념이 완성되기까지  (0) 2020.04.08
다가올 시대의 삶  (0) 2020.03.25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경건  (0) 2020.03.18
구원에서 구원  (0) 2020.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