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회에서는 술을 금하곤 해요.
그러면서 인용하는 말씀이 에베소서 5장18절.
"또한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방탕에 빠지기 쉽습니다.
오히려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십시오."
하지만 이후에 디모데전서 5장23절에는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그대의 위장과 잦은 병을 생각해
포도주도 조금씩 먹도록 하여라."
라고 적혀 있어요.
둘 다 파울로스가 쓴 편지인데 대체 어떤
말씀을 따라야 하는 걸까요?
고대 로마는 석회질이나 수은 등의 이유로
수질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멀리서 맑은 물을 끌어와서 마시다
보니 식수가 넉넉하다고 하기 어려웠죠.
또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다 보니 멀리서
끌어온 물의 위생상태도 신뢰하기 어려웠죠.
그래서 포도주에 물과 식초를 조금 섞어서,
소독하고 정화하여 마셨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 생활의 필수품인 술을 금지해서
어떻게 살라는 것일까요?
이것은 앞의 구절 전체를 봐야 해요.
술에 '취하여 방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오히려 '성령으로 충만'하라는 얘기에요.
이것은 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모든 것을
술에 취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취미, 게임, 연애, 우정, 심지어는 꿈까지도.
우리가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심취하게 되면 그만큼 하나님과 멀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지요.
애착이 집착이 되어 버리면 취하는 것이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신앙적으로는 방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단지 술 마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에요.
'성령으로 충만'하라는 것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얘기였던 것이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혹시 소중한 것이 잠시라도 하나님을 잊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